https://maps.app.goo.gl/bvuUiMR5r9NnGwVs6
LASALLE College of the Arts · 1 McNally St, 싱가포르 187940
★★★★☆ · 미술학원
www.google.com
부기스(Bugis)에서 Rochor Road를 따라가다 보면 공사로 길은 어수선하고, 용산전자상가 같은 '심림스퀘어(Sim Lim Square, 森林商業中心)'가 눈에 띈다. 나무가 빽빽하듯이 [ 森林 ] 건물 안팎은 바글바글한 소매점으로 정신이 없다. 그런데, 맞은편에 놀라운 건물이 내 시선을 뺏는다. 바로 라셀 예술대학(Lasalle Cooege of the Arts)이다.

대학이름인 라셀(Lasalle), 이곳 캠퍼스의 이름인 맥낼리(McNally)는 이 예술대학의 설립자와 관련이 깊다. 프랑스 가톨릭 수도회인 드 라 살(De La Salle)수도회의 조셉 맥낼리(Joseph McNally) 수사에 의해 1984년 작은 예술학교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예술대학으로 성장했고, 2024년 나파(NAFA)와 함께 싱가포르 예술대학(UAS, University of the Arts Singapore)이라는 이름의 연합 기관이 되었다.
두 학교(라살과 나파)가 싱가포르 예술대학으로 합병했다기보다는, 고유의 브랜드를 독립체제로 유지하면서도, 싱가포르 정부차원의 지원을 공유해서 대학의 위상을 한 차원 높였다고 하겠다. 공동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한다던가, UAS(싱가포르 예술대학)라는 국립대의 졸업장을 수여하는 등, 한마디로 한 지붕 두 대학으로 서로의 강점을 유지하되,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학들도 서로 상생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유연한 방법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이 대학을 벤치마킹 하는 건 어떤가 생각해 봤다.

이 맥낼리 캠퍼스는 여러 개의 건물이 거대한 흰색 텐트 지붕과 공중 다리(Sky Bridges)를 통해 하나로 연결된 거대한 조각품 같다.



건물의 외곽은 거칠고 단단한 검은색 석재 블록으로 커다란 벽체를 형성해서 평면적면서도 세상과의 단절을 보여주는 느낌이다. 그러나 벽체의 균열로 인해 안으로 확장되는 공간에는 새로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기하학적인 유려 벽면들이 불규칙하게 꺾이면서 각기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어 정형화된 틀을 깨고 있다. 이는 다양한 방향으로 빛을 반사해 블랙 다이아몬드의 단면처럼 불투명하고 묵직한 광택과 반사된 부분이 거울처럼 비춰주는 신비로운 표정을 보여준다. 지붕에는 거대한 흰색 텐트 지붕이 건물을 모두 덮고 있어 싱가포르의 강렬한 햇살을 걸러줄 뿐 아니라, 거대한 동굴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를 자아내서, 건물 안에서의 몰입감을 증대시킨다.

"블랙홀(Black Hole)"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설립자인 조셉 맥날리(Joseph McNally)의 작품이다. 설립자가 예술대학을 설립한 이유도 자신이 예술가이기 때문이었다. (역시...) 아래 적힌 " Your place in the arts at LASALLE(라살은 당신이 예술가로서 꿈을 펼칠 공간)"이라는 글을 통해서 설립자의 열정과 대학의 비전을 잘 느낄 수 있었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가로지르는 연결 다리(Sky Bridges)는 서로 방향도 다르고, 곡선과 직선이 어우러져 마치 리듬감 있는 선율과도 같다. 유리에 쓰인 'Innovation' 'Expression' 등 예술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텍스트'들이 조형의 한 요소를 이루고 있다. 이 안에 가만히 서있다 보면, 나도 예술가가 된 듯한 착각과 함께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분출하고 픈 욕구가 생긴다.


그래도, 잠시 캠퍼스 투어?를 해볼까 해서 제일 먼저 들어간 곳... 학생식당이다. 햄버거 등 간단한 요깃거리와 음료가 있길래 커피를 시켰다. 내 친구 아들(엄친아 ㅋ) 이 여기 재학생이라서 함께 차 한잔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어린 시절에 캠퍼스를 방문하고, 나중에 커서 이 대학에 꼭 와서 공부하고 싶다고 한 말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이 캠퍼스의 1층에는 다양한 전시 공간이 있다. 하얀 큐빅으로 상징되는 전시장이 아닌, 건물 구조에 따라 폭과 높이가 변화되는 전시공간이라 다양한 아이디어로 작품 구성할 수 있는 독특한 공간이었다. 그래서 이 공간의 이름이 'Project Space'인가 보다.
전시 제목이 'Curious Constructions(호기심을 자극하는 구조물들)'라서 그런가... 작품들이 기묘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외친 "Curiouser and Curiouser"는 자신의 몸이 커지는 기괴한 상황에 너무 놀라 엉터리 비교급으로 쓴 단어이다. 예측불가의 기묘한 상황과 경험을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호기심으로 보라는 전시기획의도인 것 같다.

맞은편에서도 또 다른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 Unfolding Matters >라는 제목의 순수미술 전공학생들의 졸업 전시회였다. 전시 설명문을 읽어보면, 전시의 핵심개념은 '과정으로서의 예술'이다. 작품을 '완성된 결과물'로 보지 않고 '끊임없이 살아있는 상태'로 접근한다.

그들은 작품을 통해 '접힘(The Fold)'의 미학을 말하고자 했는데, 부분이 어떻게 전체와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미궁과 같은 형상을 의미한다고 한다. "부분이란 없으며, 단지 더 큰 접힘 안에 접혀있는 또 다른 접힘이 있을 뿐"이라고... 미궁 같은 말만 하고 있다.


작품은 이제 미(美)를 추구하지 않고, 메시지에만 집중한다. 그래서인가? 오히려 나에겐 작품보다 전시 공간의 특이함에 더 눈길이 갔다.

'음악은 단순한 소리 그 이상이며, 당신이 그 소리에 영혼을 불어넣는다'는 홍보 포스터처럼, 이곳에서 공부하는 누군가의 예술 행위가 테크닉이 아닌 예술의 진정성으로 우리 마음에 와닿을 수 있길 바라면서... 예술대학이 갖는 아우라를 뒤로하며 이 글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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