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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스리 스리니바사 페루말 사원 ① - 힌두신 비슈누(Vishnu)를 모시는 곳
싱가포르 리틀인디아에 위치하고 있는 스리 스리니바사 페루말 사원(Sri Srinivasa Perumal Temple)은 힌두교의 삼대 신(브라만, 비슈누, 시바) 중 비슈누를 주신(主神)으로 모시는 곳이다. '스리(Sri)'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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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 위 지붕을 화려하게 - 작은 탑 비마남(Vimanam)과 수다이 무르티(Sudhai Murti)
스리 스리니바사 페루말 사원(Sri Srinivasa Perumal Temple) 입구에 높은 탑 고푸람(Gopuram)이 있다면, 성소가 있는 건물 천장에는 돔처럼 솟아있는 작은 탑이 있다. 이 탑을 비마남(Vimanam)라고 부르는데, 이곳이 성소라는 사실을 강조할 뿐 아니라, 그 위에 장식된 수다이 무르티(Sudhai Murti: 석회로 만든 신상)의 장식이 화려하게 꾸며져 있어 '신이 실제로 거주하는 지붕'임을 보여준다.

전체 건축 구조도를 보면 ①은 입구에 세워진 5단의 탑인 고푸람(Gopuram)이고 ②~⑥ 이 지붕에 세워진 비마남(Vimanam)이다.
⑦은 입구에서 기둥과 홀로 연결되어 메인 성소인 페루말(비슈누)의 성소 앞 홀인 만다팜(Mandapams)이다. 각 비마남(Vimanam) 밑에 있는 성소에는 각 신들이 있는데 ②안자네야르(하누만) ③안달 ④ 메인 성소인 페루말(비슈누) ⑤ 마할락슈비 ⑥ 바나야 가르(가네샤) 등이 있다.

스리 안자네야(Sri Anjaneyar)는 하누만(Hanuman)의 또 다른 이름이다. 비마남 주위에 사자와 하누만이 다양한 자세로 표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성소 입구 지붕 끝에는 아치형 감실을 만들고 하누만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으로 서있다. 다리 옆에 빨간 곤봉인 가다(Gada)를 놓고 있고 원숭이 얼굴을 하고 있는 모습이 <서유기>의 손오공을 보는 것 같다. 둘다 죽지 않는 불사(不死)의 존재이며, 가다 또는 여의봉을 무기로 사용하고, 라마 왕자와 삼장법사를 돕는 조력자의 역할까지 비슷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다만 하누만은 충성심이 강한데 반해 손오공은 반항아의 이미지가 강한 점이 조금 다를 뿐이다.


비마남(Vimanam)은 남인도 사원에서 볼 수 있는 핵심적인 구조물이다. 신들이 거주한다고 믿는 우주의 중심산 메루(Meru)산을 상징하고, 그 외벽에는 해당 성소의 신들과 관련된 다양한 신화 속 장면들이 조각되어 있다. 또한 성소를 지키는 수호자 들도 주변을 지키고 있다.


각 성소 지붕끝에는 성소에 모신 신의 조각이 다시 한번 신자들을 맞이한다. 시동이 바나나와 잭푸르트를 들고 공양하는 모습에서 가네샤의 음식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고, 그 아래 페루말(비슈누)의 아내인 마할락슈미(Mahalakshmi) 여신은 분홍색 연꽃 위에 앉아 있다. 네 개의 팔 중 두 손에는 연꽃을 들고 있다.
지상과 천상을 연결하는 영적 통로, 기둥
이 사원의 기둥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우주의 축으로 여겨진다. 기둥마다 새겨진 서사시 라마야나(Ramayana)와 마하바라타(Mahabharata)와 푸라나(Puranas) 신화의 주요 장면들은 그 사이를 지나는 신도들에게 자연스럽게 종교적 가르침을 전해준다.


이 화려한 조각은 악한 기운을 쫓고 사원을 보호하는 의미로 장식되었는데, 표현이 참 재미있다. 사자갈기에 코끼리 코와 상아, 말의 몸을 한 청록색 괴수는 야일리(Yali)라고 한다. 그 뒤에 타고 있는 인물(전사 또는 수호신)이 야일리의 뒤에 타고, 아래 코브라(Naga)를 야일리의 코로 제압하고 짓누르고 있다. 야일리가 손으로 자신의 코를 잡고 있는 모습도 재미있다. 코브라를 코로 제압하기 위해 두 손을 함께 사용하는 모습이 좀 더 현실적이라고 해야하나? 또한, 한 손으로 윗 기둥을 떠받들고 있는 전사의 모습은 이 건물을 든든히 떠받치고 있어 결코 무너질 것 같지 않은 든든한 마음도 갖게 한다.

사원 뒷 마당쪽으로 돌아가다 보면 불교사찰에서 만나야 할 분이 새겨져 있다. 바로 석가모니 부처이다. 결가부좌를 틀고 명상에 잠겨있는 부처님은 힌두교에서 비슈누(Vishnu)의 9번째 화신으로 여겨진다. 손에 빨간 꽃을 다소곳이 놓은 신도의 마음이 처럼 부처님도 너무나 평안해 보인다. 그래서 비슈누와 부처님은 발바닥이 닮으신 거였다. (평발)


벽마다 장식된 다양한 신상 중에서 어느 신상은 화려하게 채색되어 있고, 어느 신상은 진회색으로 표현되어 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직 모두 채색하지 못한 게 아닌가 추측해 본다.

힌두교에서 위대한 어머니이자 전사로 여겨지는 두르가(Durga) 여신과 그녀의 타고 다니는 신성한 동물 황금사자(Dawan)이다. 18개의 팔을 가지고 있고, 모든 방향에서 신도들을 보호하고 악을 감시한다. 두르가의 발아래 살짝 보이는 파란색 동물이 물소 악마 '마히샤수라(Mahishasura)'인데, 여전사 두르가와 물소 악마의 대결은 힌두교 신화에서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 중 하나이다. 결론은 일간의 전투 끝에 삼지창으로 마히샤수라의 가슴을 꿰뚫고 목을 베어 승리했다.


기둥과 천장이 만나는 곳에 천장을 받치고 앉아있는 조각상이 있다. 하늘과 땅 사이를 받치는 기둥은 서양 조각에서도 가끔 볼 수 있는데, 그리스신화의 아틀라스(Atlas) 만큼 힘들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 조각상이 무척 반가웠던 이유는 내가 싱가포르 천복궁 사원(Thian Hock Keng Temple)을 갔을 때 인도 공동체의 지원을 기념하기 위해 설치했다는 대들보를 들고 있는 인도인 조각상과 무척 유사해서이다. 중국사원의 인도인 조각상이 더 힘들어 보이는 이유 무엇일까? 아마 힌두교 사원에는 지붕을 지탱하는 조각상이 더 많기 때문일 것 같다. 훗
스리 스리니바사 페루말의 역사 - 소박한 시작에서 오늘의 웅장함으로
인도인 이민자들의 신앙과 공동체의 상징인 이 사원은 1851년 부지를 매입하고 1855년경 나무구조에 석회반죽을 한 작은 건축물로 지어졌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부지매입을 확장하면서 1961년 새 사원 건축을 시작해 1966년 지금의 사원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진행된 재건축으로 사원 입구에 고푸람인 라자가 푸람(Rajagopuram)을 추가했고, 1979년에는 사원 정면을 장식하는 대대적인 공사가 완료되었다. 1978년 국가기념물(National Momument)로 지정되었다.
이 사원의 대표적인 축제에는 타이푸삼(Thaipusam)이 있는데, 인도 남부 타밀지역의 전통 축제이다. '타이(Thai)' 곧 타밀력의 10번째 달을, '푸삼(Pusma)'은 가장 높이 뜨는 별을 의미하며, 매년 1월 말에서 2월 초에 거행한다. 타이푸삼 축제는 무르간(Murugan) 신이 창(Vel)을 사용해 악의 세력을 물리친 승리를 기념하는 축제로, 가장 눈에 띄는 건 카바디(Kavadi)를 메고 행진하는 카바디 운반자들의 의식이다. 카바디는 '짐'을 의미하며, 신자들이 어깨에 메고 가는 화려하게 장식된 구조물이다. 그들은 뾰족한 못이나 갈고리로 몸을 관통하게 해서 '걸음마다 희생한다'는 뜻을 가진 카바디를 메고 신에게 감사를 표한다.


이 행렬은 스리 스리니바사 페루말 사원에서 출발해 스리 텐다유타파니 사원(Sri Thendayuthapani Temple)까지 진행된다. 비슈누신을 모시는 이 사원이 왜 무르간신을 기리는 축제를 할까 궁금했는데, 스리 텐다유타파니 사원이 무르간신을 모시는 사원이라고 한다. 무르간 신이 시바 신의 아들이고, 비슈누 신은 무르간의 외산촌 격인 관계라고 하니, 모두 한 가족으로 묶여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많은 신도들이 몰려와 우유, 과일, 꽃 같은 공물을 바치며 함께 행렬에 동참한다. 나는 아직까지 이 행렬에 동참해 보지는 못했으나, 다음에는 꼭 참석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블로그에 다시 내용을 추가할 날을 기약해 본다.
가루다의 시선을 뒤로하고 사원을 나서는 길

사원의 뒤쪽 벽 상단에는 입구를 바라보며 손을 합장한 가루다 조각상을 볼 수 있다. 비슈누 신이 타고 다니는 새들의 왕 가루다(Garuda), 등 뒤의 날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합장한 두 손은 비슈누 신에 대한 깊은 공경과 헌신을 나타낸다.
사원을 떠나려 입구 쪽으로 몸을 돌리는 찰나, 뒤쪽에서 누군가 작별 인사를 건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루다(Garuda)의 합장한 두 손과 그윽한 눈빛은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축복과 평온의 인사를 전하고 있었다.

하늘과 연결될 듯 높게 세운 고푸람 뒤로 보이는 높은 빌딩을 바라보니, 인간들이 세운 '바벨탑'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힌두 신들의 향연을 뒤로하고 다시 빌딩 숲으로 돌아가는 내게, 좀 더 경건하게 살아가라는 메시지는 아닐까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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