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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인사이트/유럽 인문기행

[돌로미티] 카레차 호수(Lago Di carezza)와 바이올린의 숲

by 된장언니 2026. 3. 18.

카레차 호수(Lago Di carezza), 돌로미티의 눈동자

돌로미티, 카레차 호수, Lago Di carezza, 이탈리아
카레차 호수(Lago Di carezza)

 
카레차 호수(Lago Di carezza)브라이에스 호수(Lago di Braies), 미주리나 호수(Lago di Misurina)와 함께 돌로미티 3대 호수 중 하나이다. 볼차노(Bolzano)에서 약 25km 떨어진(차로 40분) 발데가(Val d'Ega) 상류에 위치한 자그마한 고산 호수(해발 1,534m),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돌로미티 라테마르(Latemar) 산군과 카티나초(Catinaccio) 산군 사이에 보석처럼 자리잡고 있다.

카레차 호수 (Lago di Carezza) :  무지개 호수 (서부)
미주리나 호수 (Lago di Misurina) :  트레치메의 관문 (동부)
브라이에스 호수 (Lago di Braies) :  돌로미티의 진주

 
이 호수는 고산지대에 위치하여, 강의 지류가 아닌 라테마르(Latemar) 산군의 지하수에 의해 물이 공급된다. 따라서 계절에 따라 수심과 크기가 크게 변동하는데, 수량이 가장 풍부한 시기는 보통 눈이 녹는 봄철이다. 호수 바로 옆에 대형 유료 주차장이 있고, 호수 전체는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20~30분이면 다 돌 수 있다. 
 
호수가 햇빛을 받을 때 물 색깔이 에메랄드 그린부터 짙은 청록색까지 다채롭게 변하며 빛나기 때문에 '무지개 호수'라고도 불리운다. (카레짜 호수는 라틴어로 "Lec de Ergobando"라 불리는데 뜻이 '무지개 호수'이다. 호수의 이름 Carezza는 넓은 잎 모양의 잎을 가진 식물군인 'Caricaceae'에서 유래된 것이다.) 야생화가 만발하고, 물색깔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7월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방문한 때는 5월 말이었다. 아직 추운 기운이 가시지 않아서 아쉬움이 있었다.

돌로미티, 카레차 호수, Lago Di carezza, 이탈리아
카레차 호수(Lago Di carezza)와 라테마르(Latemar) 산군

 

물의 요정, 온디나(Ondina)가 숨어버린 카레차 호수의 전설

카레차 호수의 깊고 푸른 물속에는 매혹적인 목소리로 노래하는 아름다운 물의 요정 '온디나(Ondina)'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라테마르(Latemar) 산에 살던 마법사 마사레(Masaré)가 그녀의 노랫소리를 듣고 첫눈에 반해버렸다. 마법사는 온디나를 차지하기 위해 온갖 마법을 부려보았지만, 낯선 이를 두려워한 요정은 번번이 물속 깊은 곳으로 숨어버리기 일수였다. 

상심한 마법사는 이웃 산에 사는 마녀 랑베르다(Langwerda)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는데, 마녀는 그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보석 상인으로 변장하고, 카티나초 산에서 라테마르 산까지 이어지는 거대하고 눈부신 무지개를 띄우세요. 호기심 많은 요정이 무지개와 보석에 홀려 물 밖으로 나오면, 그때 그녀를 붙잡으면 됩니다."

마법사는 마녀의 말대로 하늘을 가로지르는 찬란한 무지개를 만들었고, 세상에서 처음 보는 경이로운 무지개 빛깔에 매료된 온디나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호수 위로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다.

하지만 기쁨에 들뜬 마법사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보석 상인으로 변장하는 것을 까맣게 잊어버린 채, 평소의 마법사 복장 그대로 요정에게 달려가고 만 것이다.

자신을 쫓아다니던 마법사임을 알아챈 물의 요정 온디나는 곧바로 물속으로 몸을 던졌고, 다시는 호수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영원히 그녀를 잃게 된 마법사는 걷잡을 수 없는 슬픔과 분노에 휩싸여, 하늘에 띄워두었던 아름다운 무지개를 산산조각 내어 쥐고 있던 보석들과 함께 카레차 호수 속으로 집어 던져버렸습니다.

그 이후, 카레차 호수가 수만가지의 에메랄드 빛과 사파이어빛으로 반짝이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

카레차 호수(Lago Di carezza)의 아름다운 물빛

 

바이올린의  숲 (Foresta dei Violini)

카레짜 호수(Lago Di carezza)와 호수 건너의 가문비 나무 숲

 
카레차 호수 주변, 특히 라테마르 산군에는 최고급 현악기 제작에 쓰이는 '가문비 나무'가 숲을 이루어 자라고 있다.  가문비 나무는 고산지대에서 추위를 견디며 아주 천천히, 일정하게 자란다. 덕분에 나이테의 간격이 매우 좁고 균일하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는 소리의 진동을 가장 효율적이고 아름답게 전달하는 최적의 조건이 된다. 게다가 가문비 나무는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아 바이올린이나 첼로의 앞판을 만드는 최고의 재료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의 가문비 나무가 최고의 대우를 받는 이유는 해발 1,500m 이상의 춥고 일조량이 적은 고산지대라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설적인 바이올린 제작자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Antonio Stradivari)가 자신의 바이올린을 만들 완벽한 나무를 찾기 위해 이곳 숲을 누비고 다녔다는 이야기는 매우 유명하다. 그래서 이곳을 '바이올린의 숲(Foresta dei Violini)'이라고 한다.
 
이 지역에서는 숲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아주 엄격하게 나무를 관리하며, 매년 소수의 나무만 벌목을 허락한다. 또한 '노래하는 숲(Il Bosco che Suona)'이라는 전통이 있어서, 전 세계의 유명한 연주자들이 이 숲을 방문해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낼 것 같은 나무를 하나씩 입양하고 그 앞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헌정하는 의식을 치르기도 한다.
 

스트라디바리우스 (Stradivarius)

17~18세기 이탈리아 크레모나(Cremona) 지역의 천재 악기 명장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Antonio Stradivari, 1644~1737)와 그의 가문이 만든 현악기(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등)를 통틀어 부르는 이름이다. '신이 내린 악기', '인류 최고의 걸작'으로 불리는 전설적인 현악기로 한 대당 가격이 기본 수십억 원에서, 보존 상태가 좋은 '황금기(1700~1720년대)'의 작품은 수백억 원을 호가한다. (실재로 뉴욕 경매에서 '레이디 블런트'라는 이름의 바이올린은 2011년 약 170억 원, '요하힘 마'는 2025년 165억원에 낙찰되었다.)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평생 만든 약 1,100대의 악기 중, 현재 전 세계에 남아있는 것은 약 600~650대뿐이다. 스트라디바리가 활동하던 시기는 유럽에 '소빙하기(1645~1715년)'가 찾아와 기후가 매우 혹독하게 추웠다. 이 추위 덕분에 돌로미티 숲의 가문비나무는 특히 비정상적으로 천천히 자라면서 나이테가 극도로 조밀해졌고, 이것이 기적적인 공명과 맑은 소리를 내는 최고의 재료가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보통 문화재단이나 억만장자 수집가들이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정경화, 클라라 주미 강 등 세계적인 천재 연주자들에게 악기를 무상으로 대여해 주는 '후원'사업으로 악기들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왼쪽) 스트라디바리우스 '요하힘 마', 뉴욕경매가 165억원 (출처 : 중앙일보)

 

유명인들의 휴양지 

애거사 크리스티, 카를 마이, 윈스턴 처칠 등 유명인들이 이 호수의 풍경에 반해 이곳에 머물며 휴가를 보내곤 했다고 한다. 이 호수에서 1.3km 떨어진 (도보 15분, 차량 2분), 그랜드 호텔 카레차(Grand Hotel Carezza Residence)가 그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애석하게 이번엔 못갔지만 다음기회에...)
 
추리 소설가 '애거사 크리스티'는 이 호텔 방에서 바라본 라테마르 산과 카레차 호수의 푸른빛에 대해 지인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초현실적인 색채'라고 극찬하는 편지를 보냈다. 또한 이곳에 머무는 동안 명탐정 에르퀼 푸아로가 등장하는 추리 소설 '빅 포(The Big Four)'를 집필했는데, 소설 속에 돌로미티의 극적이고 험준한 바위산 풍경이 반영되어 있다고 하니 다시 읽어봐야겠다.

그랜드   호텔   카레차 (Grand Hotel Carezza Residence) 홈페이지에서
잊지못할 카레차 호수(Lago Di carezza)
AI가 그려준 돌로미티 지도 ^^

 
https://booksharp.tistory.com/55

 

[돌로미티] 산타 막달레나 (Chiesa di Santa Magdal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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