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아름다운 절경 = 피오르드(Fjords)', 이공식은 100% 정답이었다. 깊은 수심의 파란 물이 산과 산 사이를 파고들며 길게 이어지는 풍경... 노르웨이 4대 피오르드 2탄을 시작해 보겠다.
● 송네 피오르드 (Sognefjord)
피오르드(fjord)는 수만 년 전 빙하기, 두께 수백 미터의 빙하가 대지를 깎고 또 깎으며 흘러내린 자리에 빙하가 녹아 바닷물이 밀려들면서 만들어진 지형이다. 그중에서도 송네 피오르드(Sognefjord)는 길이 204km, 최대 수심 1,307m로 노르웨이에서 가장 길고 깊은 피오르드다. 역시 피오르드의 왕이라 불릴 만하다.

그리고 이 경이로운 지형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만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피오르드는 북쪽에서 오는 찬바람을 산이 막아주고, 서쪽에서 흘러드는 멕시코 만류의 영향으로 기후가 온난하여 인간이 거주하기 적당했다. 주로 송네 피오르드(Sognefjord) 안쪽 지류(내륙 쪽)에 위치한 볕이 잘 드는 경사면 마을들이 노르웨이 최고의 과수 농업 지대로 꼽힌다고 한다.(그래서인지 오는길 곳곳에서 과수농장을 볼 수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작물은 단연 사과다. 여름철 일조량이 많고 일교차가 커서 당도가 높고 아삭하며 향이 짙은 사과가 재배된다. 그 외에도 자두, 스위트 체리, 산딸기(라즈베리), 배 등도 당도가 매우 높고 잘 자란다고 하니 춥기만 한건 아닌가 보다.

스테가슈타인(Stegastein) 전망대
플롬(Flåm)을 출발하여 송달(Songdal)로 가는 길에 들린 곳이 스테가슈타인(Stegastein) 전망대였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산길, 그 자체가 나에겐 이미 하나의 도전이자 시련이었다. (운전을 친구가 했음에도 나는 매우 공포스러웠다.^^!) 길은 좁았다. 양쪽으로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까 말까 한 폭에 한쪽은 산벽이고 다른 한쪽은 낭떠러지였다. 맞은편에서 차가 내려오면 난간에 간신히 걸쳐진 채로 서로 숨을 죽이며 비켜야 했다. 그러다 중간쯤에서 길이 완전히 막혔다. 요지부동이었다. 왜 그런가 내려서 보니 커다란 트럭과 관광버스가 좁은 산길에서 마주친 것이었다. 어느 쪽도 물러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두 운전사는 오랫동안 기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그 사이 뒤로는 차들이 하나둘씩 줄을 서고, 절벽 위 좁은 길에서 꼼짝없이 갇힌 채 기다리는 그 시간이 얼마나 아득했는지...


가까스로 길이 풀리고 스테가슈타인(Stegastein) 전망대에 도착했을 때, 그 모든 긴장이 한 번에 씻겨 내려갔다. 절벽에서 30m가량 돌출된, 해발 약 650m 높이의 이 전망대에서는 송네 피오르드(Sognefjord)의 지류인 아우를란피오르드(Aurlandsfjord)가 아주 잘 보인다.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다. 올라오는 길에 이미 다 무서웠던 탓인지, 아니면 눈앞의 경치가 너무나 압도적이어서 공포가 끼어들 틈이 없었던 탓인지는 모르겠다. 산과 산 사이를 가득 채운~ 짙고 고요한 물, 그 위로 천천히 흐르는 구름의 그림자. 저절로 탄성이 나왔다. 말로 설명할 수 없어서 오히려 입을 다물게 되는 풍경이 있는데 여기가 그렇다. 그리고 오랜만에 한국사람들을 단체로 만났다.^^ 단체 관광버스가 2대나^^




레르달스투넬렌(Lærdalstunnelen) :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
전망대를 뒤로 하고 본격적으로 송달을 향해 달렸다. 그 길에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 레르달스투넬렌(Lærdalstunnelen)이 있다. 총 길이 24.51km. 오슬로와 베르겐 사이를 페리 없이 갈 수 있는 자동차 길을 이어 주기 위해 1995년에 착공하여 2000년에 개통한 터널이라고 한다.


터널은 달리고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수준의 터널이 아니었다. 출구라는 개념을 상실하고 달리게 한다. 한참을 가다 보니 이상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터널 안에 교차로(round about)가 있었다. 터널이면서도 교차로가 있다는 사실이 묘하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또한 터널은 약 6km 간격마다 파란색과 노란색 조명으로 꾸민 넓은 인공(?) 동굴이 만들어져 있다. 옆에 차를 대로 쉴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조명은 생각보다 훨씬 밝고 다채로웠다. 칙칙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알록달록한 빛이 벽면을 물들이고 있었다. 20분이라는 통과 시간 동안 운전자가 느낄 심리적 압박과 졸음을 설계 단계에서부터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터널을 빠져나오니 산 저편의 다른 빛깔, 다른 냄새가 기다리고 있었고 너무나 반가웠다. 거기서 우리는 송달로 가기위해 다시 페리에 올랐다. 물 위로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배 위에서 바라보는 피오르드는 스테가슈타인 전망대에서와는 또 달랐다. 내려다보는 것과 그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 피오르드는 '관람의 대상이 아니라 품에 안기는 공간'이라는 글귀를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송달(Sogndal), 그리고 집밥
터널과 페리를 거쳐 약 한 시간쯤 달렸을까. 송달(Sogndal)에 도착한 것은 저녁 무렵이었다. 현지인의 일상이 살아 있는 작은 마을, 언덕 위에 있는 빌라에 짐을 풀었다. 다행히 슈퍼마켓도 가까이에 있었다. 샐러드 재료와 노르웨이 연어, 맥주, 치즈를 사가지고 돌아왔다. 연어의 두툼하고 붉은 살코기! 노르웨이 연어가 세계 최고 품질로 꼽히는 이유는 차갑고 깨끗한 피오르드의 바닷물이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에어비앤비로 빌린 가정집 부엌은 넓고 아늑했다. 통창 너머로 피오르드가 보였다. 버터를 두른 팬에 연어를 올리자 소리와 냄새가 부엌을 가득 채웠다. 노릇하게 익어가는 소리, 버터 향과 섞이는 생선 내음 ~~^^ 집밥의 냄새였다. 여름이라 쉽게 해가 지지 않는 피오르드를 창밖으로 바라보며 우리는 느리고 조용하게 저녁을 먹었다.


꽤나 까다로운 물고기, 연어(Salmon)
☆ 수온 : 연어는 차가운 물을 좋아한다. 최적 수온은 약 8~14°C 정도로, 수온이 20°C를 넘으면 스트레스를 받고 폐사 위험이 높아진다. 노르웨이 피오르드는 깊고 차가운 물이 연중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곳이다.
☆ 수질과 산소량 : 연어는 산소가 풍부하고 깨끗한 물에서만 잘 자란다. 오염에 매우 민감해서 수질이 조금만 나빠져도 금방 영향을 받는데, 환경 지표종으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 조류와 수심 : 피오르드처럼 적당한 조류가 있어 물이 순환되고 산소가 잘 공급되는 환경, 그리고 깊은 수심으로 수온이 안정된 곳이 연어에게 최적이다.
노르웨이가 세계 연어 양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연어는 민물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갔다가 다시 민물로 돌아와 산란하는 회귀성 어류인 연어에게 피오르드는 그 모든 조건을 자연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니까!!!
송달(Sogndal)은 송네 피오르드(Sognefjord)의 핵심도시이다. 이곳에 머물면서 피오르드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이 가장 좋다. 대학도시라고 하는데, 꽤 규모가 크고 쇼핑센터나 슈퍼마켓도 여러개 있고 언덕 위에 예쁜 집들도 많다. 지리적으로는 요스테달 빙하(Jostedalsbreen)와 가우스타토펜 등 웅장한 산맥에 둘러싸여 있어 겨울에는 스키, 여름에는 하이킹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모여든다고 하니 성수기 숙소 예약은 미리미리 하시길!
송달(Sogndal)에서 갈 수 있는 관광명소는 꽤 많다. (1)피얼란 빙하 박물관 (Norwegian Glacier Museum), (2)우르네스 목조 교회 (Urnes Stave Church), (3)브릭스달 빙하(Briksdalsbreen), (4)송네피엘 산악 도로 (Sognefjellsvegen), 그리고 이미 다녀와 지난 블로그에 소개한 (5)플롬 산악열차 (Flåmsbana), (6)스테가스테인 전망대 (Stegastein Viewpoint), (7)구드방엔 바이킹 밸리 (Viking Valley, Njardarheimr) 등이 있다. (1)~(4)에 대한 소개는 다음 블로그에서 따로 하겠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 뤼세 피오르드 (Lysefjord)
노르웨이 남서부 지역 '스타방에르( Stavanger)' 인근에 위치한 뤼세 피오르드(Lysefjord)는 '빛을 담은 피오르드'라 불린다.(이름의 Lyse가 빛이라는 뜻이다.) 길이 약 42km에 걸쳐 뻗어 있는 이 피오르드의 양 옆은 깎아지른 듯한 수직 절벽이 병풍처럼 울장하게 둘러싸고 있다. 그 사이의 물빛이 날씨와 시간에 따라 에메랄드, 코발트, 회색빛으로 시시각각 변한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가장 무시무시하고 거대한 협곡'이라고 찬사를 쏟아냈다고 하는데 직접 보고 나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진다.
이 놀라운 힘들이 뤼세 피오르라고 알려진 놀라운 해협보다 더 무섭게 결합되어 나타나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뤼세 피오르는 대양의 모든 암석 틈 중에서 가장 끔찍한 곳이다. 그 공포가 그곳에서 완성된다. 그것은 북해, 불친절한 스타방에르 만 근처, 위도 59도에 있다. 물은 검고 무거우며 간헐적인 폭풍의 영향을 받는다. 이 바다에서, 그리고 이 고독의 한가운데서,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거대하고 침울한 거리가 솟아오른다. 아무도 그곳을 지나지 않으며, 어떤 배도 감히 들어가지 않는다. 그것은 3,000피트 높이의 두 바위 벽 사이에 있는 10 리그 길이의 복도이다. 이것이 바다로 들어가는 입구를 제공하는 통로이다. 이 험로는 바다의 모든 거리처럼 굽이와 각도를 가지고 있다. 결코 직선이 아니며, 물의 불규칙한 작용에 의해 형성되었다.
- 빅토르위고, 소설 '바다의 일꾼들' 중에서

이곳의 진정한 매력은 피오르드 수면 위 수백 미터 공중에 자리 잡은 세계적인 하이킹 명소들에 있다. 해발 604m 절벽 끝에 네모반듯하게 튀어나온 프레케스톨렌(Preikestolen)에 서면 발아래로 뤼세 피오르드(Lysefjord)의 검은 물결이 아찔한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또한, 해발 984m의 두 절벽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끼어 있는 바위 쉐락볼튼(Kjeragbolten)은 전 세계 트레커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협곡이 시작되는 서쪽 관문에는 웅장한 뤼세피오르드 다리가 있는데 이 다리를 건너며 보이는 아찔한 절경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뤼세 피오르드(Lysefjord)를 보는 법
뤼세피오르드(Lysefjord)의 웅장함은 어디서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감동의 결이 완전히 달라진다.
- 프레케스톨렌 (Preisketolen) : 해발 604m의 깎아지른 듯한 평평한 바위에 서서 수직 아래로 아찔하게 펼쳐지는 피오르드의 물줄기를 내려다보는 가장 극적인 장소. 왕복 8km, 4~5시간 트레킹. 난이도 중하
- 쉐락볼튼 (Kjeragbolten) : 피오르드 안쪽 깊숙한 곳, 1,000m 절벽 바위틈에 낀 바위 위에서 피오르드를 내려다보는 코스. 왕복 10~12시간, 난이도 상.
- 플뢰를리(Flørlitrappene) 4444 계단 : 세계에서 가장 긴 목조 계단인 4,444개의 스텝을 밟고 산을 오르는 독특한 코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한계에 도전하며 고도를 높일수록, 등 뒤로 피오르드의 전경이 점점 넓게 펼쳐지는 멋진 시각적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 피오르드 크루즈 : 배를 타고 수면 위에서 절벽을 올려다보는 코스. 빅토르 위고가 상상했던 그 '검고 무거운 물'과 '무시무시한 바위벽'의 위압감을 가장 날것으로 체감할 수 있다.




노르웨이 4대 피오르드~~~ 끄읕~~~~!!!
https://booksharp.tistory.com/88
[노르웨이] 4대 피오르드(Fjords) : 억겁의 시간, 흔적 (1)
노르웨이에는 수많은 피오르드(Fjords)가 있다. 그중 가장 길고 아름다운 4곳의 피오르드를 소개하려 한다. 일명 노르웨이 4대 피오르드! 1. 게이랑에르 피오르드 (Geirangerfjord) : 길이는 짧지만(약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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