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aps.app.goo.gl/PyvotHrNFSqFv99F6
차임스 · 30 Victoria St, 싱가포르 187996
★★★★★ · 유산 건물
www.google.com
싱가포르 다운타운에 위치한 차임스(CHIJMES). 영어를 '차임스'라 읽기는 쉽지 않았다. 높은 빌딩 사이로 고딕양식의 성당과 고풍스러운 건물이 있어 쉽게 눈에 띈다. CHIJMES는 Convent of the Holy Infant Jesus Middle Education School( 성스러운 아기 예수 수도원 중등 교육 학교)의 줄임말이다. 과거 아기예수 수녀회가 학교를 운영하기 위해 설립한 곳이 지금은 레스토랑과 공연, 결혼식 행사 등이 진행되는 복합문화공간이 되었다.



차임스 이전, 가장 오래된 건물 - Caldwell House

성당 옆에 위치하는 콜드웰 하우스(Caldwell House)는 조지 콜먼(George D Coleman)이 1840년~1841년 중에 설계하고 지은 건물이다. 당시 싱가포르의 치안판사의 수석 서기였던 HC Caldwell을 위해 지은 건물이다. 그러니까, 수녀원이 이곳에 터를 잡기 전에 이미 콜드웰 하우스가 지어져 있었던 것이다. 많은 구조변경과 리노베이션을 거치면서도 조지 콜먼의 건축적 특징을 살리려고 노력했고 반원형으로 튀어나온 외관이나 도리아식 기둥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프랑스 출신의 가톨릭 사제인 장 마리 뵈렐(Jean-Marie Beurel) 신부는 이 건물을 '아기예수 수녀회'의 공간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1852년 8월 이 건물을 사비를 털어 구입했다. (뵈렐 신부가 착한목자성당도 지으셨다는 사실!!, 그래서인가? 건너편에 착한목자성당이 있다) 수녀회 소속 수녀들이 1854년 2월에 페낭에서 싱가포르로 오면서 이 곳 콜드웰 하우스는 수녀들의 거처가 되었다.

아기 예수 수녀회(Infant Jesus Sisters)가 지향하는 핵심가치는 '인종, 종교, 계급에 상관없는 사랑과 교육의 실천'이다. 그들에게는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이 사랑과 교육을 실천 할 대상이었다. 고아, 가난한 아이들, 장애인 그리고 사회에서 소외된 여성들... 이곳은 그들에게 피난처이자, 희망과 배움의 공간이었고 궁극적으로는 그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신의 섭리가 닿는 곳이었다.
아기예수 수녀회 성당(Capel of CHIJ)에서 차임스 홀(CHIJMES Hall) 로
수녀회에서는 미사를 보고 기도할 성당이 필요했다. 이곳에 거처를 삼은 다음해인 1855년, 작은 소성당이 지어졌지만 지금의 모습은 아니었다. 기존의 낡은 성당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지경이었기에, 새 성전을 짓기 위해 모금을 시작했다. 1898년 새로운 고딕양식으로 성당을 짓기 시작했는데, 이곳의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은 벨기에에서 수입해 올 정도로 정성을 기울였다. 성당은 1903년 완공되었고 입구의 문기둥도 추가되었다.


내부는 굳게 닫혀 있어서 볼 수 없었지만, <Crazy Rich Asians>영화의 웨딩장면을 이곳에서 찍어 더욱 유명해졌다. 궁금한 나는 영화에서 내부를 확인하려고 했으나, 주인공 얼굴에 포커싱이 되어 있어서 공간을 제대로 감상하기는 어려웠다.

이곳에는 CHIJMES HERITAGE TRAIL라고 해서 차임스 곳곳에 10개의 역사적 콘텐츠를 패널로 만들어 설치해 놓았다. 9번째 트레일인 "차임스 홀" 패널에 적힌 설명과 함께 제공된 위의 사진을 통해 내부의 제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흑백이지만 화려하게 꾸몄으며, 바닥은 화려한 패턴의 타일이 깔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1942년 2월 15일 일본군이 싱가포르를 공습하면서 차임스에 4발의 폭탄이 떨어졌다. 그 중 한발이 성당 옆에 떨어지면서 그 충격으로 성당의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가 산산조각이 났다고 한다. 1990년 국가기념물로 지정되면서 차임스 홀의 스테인드 글라스 복원이 진행되었는데, 새로 교체하지 않고 3만 조각 이상의 파손된 유리조각을 모두 수리했고, 일부는 프랑스로 보내 복원을 의뢰하기도 했다고 하니 싱가포르 정부가 역사와 문화를 지키려는 의지가 얼마나 굳건한지 알 수 있다.


차임스의 모태, 아기 예수 수녀회와 교육사업
아기 예수 수녀회는 1854년 설립 당시부터 1983년 토아 파요(Toa Payoh)로 이전하기 전까지 이곳에서 교육 사업을 계속했다. 특히 버려진 아기들을 보살피며 사회의 일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보살피고 교육시켰다. 이곳에는 희망의 문(Gate of Hope)이라는 곳이 있는데, 아기들이 바구니에 담겨 이곳에 버려졌고, 수녀님들은 밤낮없이 이 문을 확인하며 버려진 아이들을 거두어 정성껏 키웠다. '호랑이 해'에 태어난 여아는 불운을 가져온다는 미신 때문에, 호랑이해가 되면 여자아이를 많이 버렸다는 어이없는 일화도 있었다.

이 희망의 문 복제품이 차임스에 세워져 있어, 수녀님들의 노고를 기릴 뿐 아니라 존재만으로도 존중받아야 할 어린이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또한 수녀님들은 '여성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1930년대에는 세인트 니콜라스 여학교를 포함해 여러 분교를 설립하면서 교육망을 넓혔다. 1983년 국가재개발 계획에 의해 이곳 차임스를 떠났지만, 현재 11개의 CHIJ 학교를 운영하고 위기 아동과 청소년을 돕는 사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싱가포르 재개발 계획과 함께 불어온 변화의 바람
이곳은 단순한 종교 시설이 아닌, 성 니콜라스 여학교로서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교육의 현장이기도 했다. 1950년대까지 규모가 확대되면서 래플스로드까지 한 블럭을 차지할 만큼 규모가 컸다. 하지만 싱가포르 당국의 도시 재개발계획에 이 곳이 피해갈 방법은 없었다. 이 부지는 싱가포르에서도 가장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지하철(MRT)시스템 구축으로 인해 초등학교, 중학교 건물 및 고아원 부지 일부가 불가피하게 철거되었고, 결국 1983년 수녀원과 학교는 모두 이전하게 되었고, 정부는 이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성당과 콜드웰 하우스를 국가 기념물로 지정했다.



복합문화공간 CHIJEMS 살펴보기
차임스의 구조를 아래의 그림을 통해 이해해보자. 정문의 좌우로 자동차가 출입할 수 있고, 성당 입구는 픽업포인트가 되었다. 성당과 콜드웰 하우스를 중심으로 고딕 양식의 건축 분위기를 자아내는 건물들과 마당의 인조잔디, 성당 아래로 연결되는 지하공간까지 복잡한 성(城)을 구경하는 기분이었다.

1. 차임스 홀(CHIJMES HALL)


작은 소성당이라고 하기에는 높고 뾰족한 첨탑과 끝이 날카로운 아치형 창문은 웅장함과 경건함을 자아낸다. 스테인드 글라스와 장식기둥, 정교하게 표현된 바닥 타일 패턴은 100년 전의 화려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1996년 복원 이후, 싱가포르에서 가장 인기있는 웨딩홀이 되었다. 이곳은 낮에는 고요한 성당의 기품을, 밤에는 화려한 파티의 설렘을 간직하고 있다.


2. 콜드웰하우스(Caldwell House)


1840년대에 지어진 건물이 지금도 반원형의 외관과 아치형 나무천장 등 건물의 특징을 유지한 채 보존되어 있다. 이곳 2층은 스몰 웨딩의 성지로 불린다는데, 알코브 앳 콜드웰 하우스(Alcove at Caldwell House)라고 부른다.

건물 외부에 세운 기둥과 본체를 아치형으로 연결한 이 통로는 아름다운 타일과 잘 어울려 건물의 우아한 외관을 만들어준다.
3. Block 별로 다양한 레스토랑과 바

Block E에 위치한 Lei Terrace이다. 중국요리 기법에 혁신적인 세계 각국의 요리가 조화를 이룬 새로운 파인다이닝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Block E에 위치한 해산물레스토랑 Drinks&Co.(좌), 멕시칸 레스토랑 겸 바인 Poczarica(우)와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는 잔디밭 더 론(The Lawn)이다. 내가 갔을때도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저녁에 오면 은은한 조명과 분위기 있는 성당을 감상하며 식사나 술 한잔 할 수 있으니 분위기만으로도 쉽게 취할 수 있다.

Block C에 위치한 Duomo Ristorante이다. 이태리음식과 바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 앉아 성당을 바라보며 한잔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Block F2와 그 옆의 Block F1 연결부에 위치한 인도음식점 Anglo Indian Cafe & Bar와 홍콩 토종버거 전문점 Honbo와 혼보 마스코트이다.


Block F1 의 일본 라면집에서 식사를 하고 쭈욱 걸어가다 보면 다시 콜드웰 하우스의 회랑이 나온다. 나에게 차임스는 처음에는 식당이었고, 그 다음은 고풍스러운 과거의 건물이었고, 지금은 과거를 소환하고 재해석한 현장이 되었다. 이곳에선 싱가포르의 과거를 이해하는 것 만큼 현재의 싱가포르를 알아가는 즐거움도 모두 가능하다.
4. Basement - 라이브 공연과 화려하고 매력적인 분위기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로 한 층 내려가면 Helen's Bar, The Winery Tapas &Bar, Simply Retor by Tin Box 등이 있는데, 라이브공연으로 영국 클래식과 레트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5. CHIJMES 속 작품 : 작가 제임스 도란-웹(James Doran-Webb)

CHIJMES 옆에 설치된 작품 <Breakfast!>이다. 이른아침 흰배바다수리(Withe Bellied Sea Eagle)가 메기(Catfish)를 낚아채는 순간을 담고 있다.

작가는 재활용 스테인리스 스틸을 손으로 직접 자르고 두드려 메기와 독수리의 발톱, 부리를 용접해 만들었다고 한다. 이 조각의 묘미는 50kg에 달하는 독수리의 무게가 오직 메기의 꼬리지느러미 하나로 지탱할 수 있도록 한 작가의 기술이다. 그 지느러미 사이로 물이 흘러나와 조각상의 극적인 분위기를 더해준다.




차임스 곳곳에서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고딕양식의 옛 건축물에 재활용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생동감 넘치는 조각품이 더해져 차임스를 더욱 고풍스럽게 만들어준다.
CHIJMES. 싱가포르는 옛 건축물을 박물관처럼 보존하고 조심스럽게 감상하는 일반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지금 우리모두가 이곳에서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식도락을 즐기며 과거의 향수까지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조업에서 시작해 금융을 넘어 관광으로 국가의 힘을 키워나가는 싱가포르의 저력은 이곳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낮과 밤의 서로 다른 분위기를 모두 느껴보길 추천한다.
'깊이 읽는 싱가포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싱가포르] 초현실적 비주얼 - 석가모니 부다가야 사원(Sakyamuni Buddha Gaya Temple) (1) | 2026.03.11 |
|---|---|
| [싱가포르] 부킷티마힐을 품은 부킷티마 자연보호구역(Bukit Timah Nature Reserve) ① (1) | 2026.03.10 |
| [식당탐방] GUZMAN Y GOMEZ - 멕시코 요리 패스트 캐주얼 체인 (1) | 2026.03.06 |
| [싱가포르] 부킷티마 대백공 사원(Bukit Timah Tua Pek Kong Temple) (1) | 2026.03.06 |
| [싱가포르] 아르메니안 헤리티지 갤러리(Armenian Heritage Gallery) (1) | 2026.03.02 |
| 싱가포르 아트페어 - Affordable Art Fair (2) | 2026.02.25 |
| 싱가포르 개국 60년 기념 전시 <SingaPop!> (1) | 2026.02.23 |
| [싱가포르] Cathedral이라 불리는 두 곳 - 착한목자성당과 세인트앤드류성당 (0) | 2026.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