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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천복궁 사원(天福宮)- Thian Hock Keng Temple [1]
우리나라 경복궁(景福宮)과 한끗 차이의 명칭인 천복궁(天福宮)은 '하늘의 축복이 가득한 성스러운 곳'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차이나타운에 위치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사원으로 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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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 천복궁 사원 넒은 앞마당(中庭)에서 정면에 있는 마조여신과 관성제군과 보성대제를 보았다. 앞마당에는 좌우에 문이 있는데 이곳을 건너가면 양쪽에 나란히 다양한 신들을 모신 전각이 있다. 2부에서는 이 전각들에 모셔진 다양한 신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천복궁 사원에 모셔져 있는 신들을 안다면 이곳을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곳에는 자비와 구원의 여신인 관세음보살(Goddess of Mercy), 해와 달을 상징하는 태양성군(太陽星君, Sun God), 태음낭낭(太陰娘娘Moon Goddess), 불교사찰과 수행자를 지키는 수호신 가람보살(伽藍菩薩), 진씨종가사원에서 주신으로 모셨던 진원광 장군이 신이 된 개장성왕(開漳聖王), 사후세계를 관장하는 성황신(城隍神)과 그의 수하로서 양 쪽을 지키고 있는 한쌍의 저승사자 백무상(白無常), 흑무상(黑無常) 그리고 공자(孔子)까지 도교, 불교, 유교의 중요한 신들이 모두 모여있다.



돌아가신 분의 위패를 모시고 부처님께 기도하기
우리나라 사찰에 가보면 돌아가신 분의 위패를 모신 걸 볼 수 있는데, 여기서도 사원의 한 쪽에는 위패를 봉안하고 그 앞에 부처님을 모시고 있다. 위패에는 부부가 함께 적혀있거나 최근에 돌아가신 분은 사진을 붙여놓기도 했다. 이분들이 이승의 번뇌를 벗어나 고통없는 극락세상으로 잘 인도되기를 기원하기 위해 그 중심에는 아미타불(阿彌陀佛) 을 모셔놨다.
아미타불은 천국(서방 극락 정토)를 관장하기 때문이다. 많은 신들을 모시고 기도하지만, 결국 돌아가신 분이 천국에서 평안한 안식을 바라는 마음은 부처님께 기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보다.



진(陳)씨 집안의 수호신 : 개장성왕(開漳聖王)
지난번에 소개한 진씨종가사원(Tan Si Chong Su Temple)의 메인 사당에 모신 개장성왕을 여기서는 측면의 사당(배전)에서 만날 수 있다. 진씨종가사원에선 개장성왕을 다양한 인물로 성스럽게 표현하고 있다면, 여기선 늠름한 젊은 장군의 모습이다.


위의 현판에는 덕위사(德威祠)라고 검은 현판에 금색으로 적혀있는데, 덕(德)과 위엄(威)이 있는 사당(祠)이라는 뜻이다. 이곳에 모셔진 개장성왕의 높은 덕망과 위엄을 상징한다.
천복궁에서는 개장성왕에 대한 소개를 아래와 같이 하고 있다. 음력 2월 16일이 개장성왕의 탄신일이니 천복궁이나 진씨종가사원에 방문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성스러운 총독 개장성왕(Sacred Governor Kai Zhang), 본명 진원광(Chen Yuan Guang, 657-711)은 당나라 후기부터 푸젠(복건성) 지역의 수호신으로 추대된 인물입니다. 군 사령관이었던 그는 당시 낙후되었던 장저우 지역을 다스리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그는 해당 지역을 발전시키고 올바른 통치를 실현하여 현지 주민들의 삶을 크게 개선했으며, 덕분에 장저우는 번영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는 뛰어난 역량으로 깊은 존경을 받았으며, 수호신으로서 숭배받게 되었습니다.
천복궁(Thian Hock Keng)은 음력 2월 16일에 개장성왕의 탄신일을 기념할 예정입니다. 신도분들께서는 사원을 방문하여 평안과 행운, 번영을 기원하는 축복을 함께 나누시길 바랍니다.
불교사찰과 수행자를 지키는 수호신 : 가람보살(伽藍菩薩, Sangharama Bodhisattva)
가람(伽藍, Sangharama)은 산스크리트어로 승려들이 거주하는 곳, 즉 사찰을 의미한다. 불교가 중국으로 전파되면서 가람보살은 사찰과 수도자를 지키는 수호자의 역할로 발전했다. 중국에서는 종종 충성심과 의리로 유명한 역사적 인물 관우를 가람보살로 여기기도 한다. (여기서부터 불교에 중국의 도교적 요소가 섞였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관우와 가람보살의 생일은 같은 음력 5월 13일이다.
가람보살을 관우로 여기는 까닭에 불법(Dharma)의 영적 수호자일 뿐 아니라, 충성, 정의, 힘 등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천복궁에 있는 가람보살을 유비에게 선물받은 녹색 도포를 입고 있어 문관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관우(가람보살)는 늘 무관과 문관의 모습을 다 가지고 있으며, '왕'으로도 추대받기 때문에 황금룡이 도포에 장식되어 있다. 이 사찰의 설명에 따르면 양쪽의 두 장군 중 오른쪽 관우의 청룡언월도를 들고 있는 자는 주창(周倉, Zhou Chang)이고 왼쪽에 관우의 인장을 들고 있는 이는 관평(關平, Guan ping)이다.



'위령소혁(威靈昭赫)'이라고 적혀있는 현판에서, "신의 위엄과 신령스러운 힘이 밝고 뚜렷하게 빛난다"고 함으로써 가람보살(관우)의 강력한 보호와 은덕을 믿고 있음을 고백하고 있다.
세상만물의 조화와 평화를 기원합니다 : 관세음보살과 태양성군, 태음낭낭
관음전이라고도 불리는 사원 후면 홀(後殿, Rear Hall)에는 관세음보살을 중심으로 좌우에 태양성군(太陽星君, Sun God)과 태음낭낭(太陰娘娘, Moon Goddess)이 함께 모셔져 있다. 여기서도 불고와 민속신앙이 융합된 중국의 신앙특징을 볼 수 있다. 여기선 중생의 고통을 보살펴주시고, 세상의조화(음양)를 기원하고자 하는 뜻이 담겨있다.

제항희념(梯航熙恬)이라는 상단의 현판은 '배와 배가 오가는 길이 밝고 평온하다'는 뜻으로 먼 바다를 건너온 이주민들의 안전과 번창을 기원하고 있고, 아래 제단에 적힌 남해낭낭(南海娘娘)은 '남해의 여신'이라는 뜻으로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명칭이다.



관세음보살은 세상의 모든 중생을 빠짐없이 구제하겠다는 무한한 자비의 의미로, 천 개의 손을 표현한 '천수관음(千手觀音)'으로 표현된다. 불상에서 1000개의 손은 다 표현하기 어려워 상징적으로는 42개의 손만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분은 14개 정도의 손만 있어서 좀 낯설었다. 중국 광저우의 대불사에서는 거의 1000개의 손을 표현하고 있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 천복궁 관음보살과는 무척 대조적이다. 예로부터 아이를 낳고 싶은 여성은 아이를 점지받기 위해 관세음보살과 태음낭낭에게 함께 기도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하니, 이들이 함께 있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태양성군의 손에 든 원반은 태양을 상징하는데, 이곳에는 주로 삼족오(三足烏)가 그려져 있고, 태음낭낭의 손에 든 원반은 달을 상징해서, 그 안에 옥토끼(玉兎)나 두꺼비를 그려넣기도 한다. 자세히 볼 수 없어서 확인은 못했다.
생전에 잘 살아야지.... 사후세계를 관장하는 성황신(城隍神)과 저승사자
중국 도교신앙에서 성황신(城隍神)은 마을의 수호신이다. 성(城)은 성벽을, 황(隍)은 성을 둘러싼 해자(도랑)을 뜻하기 때문에, 한 마을이나 도시를 지킨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 마을에 성황당을 짓거나, 큰 바위, 오래된 나무(신목), 돌무더기 등을 성황당이라 하여 마을의 무병장수와 안녕을 기원하는 것과 같다.
여기서의 성황신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선행과 악행을 기록하고, 사후에 그 기록을 바탕으로 영혼을 심판하는 판관의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성황신 양 옆에는 형 집행을 담당하는 문판관(文判官)과 무판관(武判官)이 서있다. 문판관은 입고 한손에는 붓, 한손에는 명부(생사부)를 들고 있어 성황신이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기록을 정리해서 보고한다. 무판관은 주로 갑옷을 입거나 무장한 모습으로 한손에 형벌도구나 철퇴 등을 들고 있어 '형을 집행'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모두 문판관으로 보인다. 왼쪽의 판관은 선행을 기록하고, 오른쪽 판관은 악행을 기록하는데, 왼쪽의 판관이 두루마리를 펼치며 마치 나의 죄들을 낱낱이 얘기하며 호통을 치고 있는 것 같다. 성황신이 관대를 집고 위로 올리는 모습은 '나 이제 판결을 내리겠다. 어험'하는 권위와 위을 보이는 모습니다.
현판에 적힌 명유철현(明幽徹顯)은 "이승(明)과 저승(幽)을 꿰뚫어 보며(徹), 모든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다(顯)"는 뜻으로 너의 죄는 어떻게 해도 숨길 수 없으니 너의 잉과응보는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이라는 아주 무시무시한 말이다.



성황신 앞옆에 괴이한 상이 흑백으로 대조되어 서있다. 키가 키고 마른 체형에 하얀옷을 입고 있는 자가 백무상(白無常)으로 착한 사람을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전설에 따르면 생전에 의형제였던 흑무상(본명 범무구)이 홍수에 휩쓸려 죽자,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나무에 목을 매어 자살했다고 한다. 그(본명 사필안)의 혀가 길게 나와있는 건 그의 사망원인을 나타낸다. 아마 비극적인 죽음의 순간을 형상화해서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려는게 아닌가 싶다. 모자에 적힌 '일견대길(一見大吉)'에서 '나를 보면 큰 복을 얻는다'는 뜻이며 그의 손에 든 부채에는 견소(見笑)라고 적어 '나를 보고 웃는다' 즉 선한 사람을 자비롭게 인도한다는 의미를 보여준다. 이처럼 백무상은 보기에는 끔찍해도 가까이 해야 할 신이다.
흑무상(黑無常)은 저승사자 중 악인을 엄단하고 영혼을 강제로 체포하는 역할을 한다. 생전에 물에 빠져 죽었기 때문에, 얼굴이 물에 불고 검게 변했다. 그가 손에 든 사각형의 패에는 ‘견악편나(見惡便拿)’라고 적혀있는데, '악한 것을 보면 즉시 잡아들인다'는 뜻이다. 거기에 왼손엔 쇠사슬을 들고 있어 이 분은 안만나도록 피해다녀야 된다.
공자님도 모시다니... 유교까지 아우르는 이곳은 바로 천복궁


이 곳에 공자를 모시고 화일헌(畵一軒)이라는 현판을 걸었다. 그림처럼 하나로 어우러진 집이니 곧 '질서가 하나로 통일된 집'이라는 뜻이다. 유교의 가르침으로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고 지혜를 하나로 모으는 공간을 의미하는데, 이는 천복궁의 설립목적과 잘 이어진다. 천복궁에 숭문각을 짓고 화교 아이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친 싱가포르 최초의 교육장소였기 때문이다.
공수(拱手)자세로 공경의 뜻을 보이는 공자 양 옆에는 두 시동이 서책과 죽간을 들고 있어 공자의 가르침을 영원히 간직하고 후대에 전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 천복궁은 건축과 다양한 장식, 곳곳에서 발견되는 조형적 아름다움까지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73년 싱가포르 국가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2001년에는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문화유산 보존 부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천복궁을 나와 그 외벽에 그려진 벽화도 소홀히 지나가면 안된다. 당시 이곳 차이나타운 주변이 바다와 가까웠고 어떻기 살았는지를 생생히 그려놓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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