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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인사이트/동남아시아 인문기행

[말라카] 존커 스트리트(Jonker Street), 그 뒷골목을 걷다

by 된장언니 2026. 2. 8.

 

말라카는 단순히 ‘관광지’라고 부르기엔 마음 한 켠이 먹먹해져오는 그런 도시이다.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지배를 거치며 단련된 다양한 문화적 유산들 위에, 중국과 말레이 문화가 섞인 ‘페라나칸(Peranakan)’의 색채가 짙게 배어 있기 때문까? 뜨거운 햇살 아래, 시간이 멈춘 듯한 존커 스트리트(Jonker Street)와 그 좁은 뒷골목들, 그리고 강변을 따라 끊임없이 이어진 길을 거닐며 마주쳤던 풍경들의 이야길 해보려 한다. 
 

킴 셍 다리에서 바라본 말라카 강가의 멋진 집들

 

탄 킴 셍 다리를 건너, '젊은 귀족'의 거리로


붉은색 건물이 가득한 네덜란드 광장에서 존커 스트리트로 넘어가려면 '킴 셍 다리(Tan Kim Seng Bridge)'를 건너게 된다. 19세기 말라카의 거상 탄 킴 셍이 기증했다는 이 다리 위에 서면,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양옆으로 늘어선 낡은 건물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해질녁부터 시작되는 야경이 일품이다)
 
다리를 건너자 마자 마주하는 곳은 '존커 스트리트(Jonker Street)'. 현재의 공식 도로명은 말라카 왕국 시대의 전설적인 영웅의 이름을 딴 '잘란 항 제밧(Jalan Hang Jebat)'이지만, 여행자들은 여전히 존커 스트리트라 부른다.

 

존커스트리트

 

존커 스트리트 (Jonker street) 이름의 유래
: 존커 스트리트의 바로 옆에 헤이렌 스트리트(Heeren Street)이 있다.  헤이렌(Heeren)은 네덜란드말로 '주인/신(Gentlemen)'라는 뜻인데, 당시 네덜란드 고위 관리나 최고의 부자들이 살던 '1번가'였다고 한다. 그 바로 뒷 길에는 귀족들의 자제들이나 그 다음 계층의 부유한 페라나칸(중국계 혼혈)들이 모여 살기 시작해서, '젊은 귀족의 거리'라는 뜻의 '존커(Jonker)'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름의 유래를 알고 거리를 걸으면, 낡은 건물의 벗겨진 페인트칠 사이로 과거 이곳을 누비던 '젊은 귀족'들의 화려했던 삶이 겹쳐 보이는 듯하다.

 
 

붉은 벽돌과 파스텔톤의 조화, 페라나칸 건축의 미학


존커 스트리트의 메인 로드를 걷다 보면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세월의 흔적이 묻은 낡은 벽과 덩굴 식물들로 덮인 옛스런 건물들이다. 특히 중국의 이주민 남성과 말레이 현지 여성 사이에서 탄생한 페라나칸 문화의 결정체인 건물들은 화려하면서도 섬세하다.
 
1층은 상점, 2층은 주거 공간으로 이루어진 숍하우스(Shophouse) 형태의 건물들로, 건물 입구와 바닥을 장식한 마졸리카 타일의 알록달록한 패턴은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중 하나이다. 또한, 파스텔 톤의 벽면과 대조되는 짙은 색 목조 창틀, 그리고 복을 기원하는 황금색 한자 현판들은 이곳이 동서양의 교차점임을 실감하게 한다. 메인 도로가 북적이는 활기로 가득하다면, 살짝 빗겨난 좁은 골목길(Lorong)을 걸으며 과거와 현재 사이의 어딘가에 타임슬립한 듯한 묘한 감정에 빠져보는 것도 좋다.
 

말라카의 페라나칸 양식 건물들

 

바바 뇨냐 헤리티지 박물관 (Baba & Nyonya Heritage Museum)
: 존커 스트리트 바로 뒷골목인 헤이렌 스트리트(Heeren St)에 위치해 있으며, 페라나칸 부호(Chan 가문)가 살던 집 3채를 연결해 만든 곳으로, 페라나칸 건축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다. 내부에 들어서면 화려한 자개 가구, 샹들리에, 그리고 집 안에 비가 들어오게 뚫어놓은 '천정(Air well)' 구조를 볼 수 있다. 
https://www.babanyonyamuseum.com/   

개방시간 :  (월,수~일)10AM ~ 4:15PM, (화)휴관
입장료 : RM25(13세 이상 성인)  /  RM100 (전통의상 렌트비 포함 가격)

바바 뇨냐 헤리티지 박물관 (출처: 홈페이지 https://www.babanyonyamuseum.com)

 

https://youtu.be/Xaw5a1_wugo?si=wdmUYQ_qoPq7LaZ9 

 

 

영혼을 위로하는, 말라카 강 (Malacca River)

 

해가 뉘엿뉘엿 저물 때쯤이면 다시 말라카 강변으로 나가길 적극 권한다. 강변 산책로를 따라 낡은 건물 벽면을 채운 벽화들이 이어지고, 밤이 되면 은은한 조명이 켜지며 로맨틱한 분위기로 변신한다. 리버 크루즈를 타는 것도 좋지만, 강변의 작은 펍에 앉아 붉게 물드는 노을과 탄 킴 셍 다리의 실루엣을 바라보는 시간은 그야말로 힐링이다. 잔잔한 강물처럼 마음도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말라카 강변

 
 

미식의 천국 : 여행자를 위한 맛있는 위로

 

말라카에서 먹은 음식은 다 맛있었다. 페라나칸 요리들 - 아얌 퐁테, 나시 케라부, 나시 르막, 뇨냐 락사 , 그리고 디저트 첸돌까지... 정말 다 맛있었다. 특히, 존커스트리트는 주말(금, 토, 일)에 야시장이 서는데 그때 먹은 닭꼬치(사태)와 맥주 한잔은 지금도 그립다. 
 
존커스트리트의 야시장은 금,토요일에 특히 붐빈다고 하는데 우리가 간 날이 금요일 밤이었다. 군중에 밀려서 간신히 움직이면서 정말 간신히 닭꼬치와 해산물 모듬구이, 옥수수, 맥주를 사서 호텔방에 와서 먹었다. 현장에서 먹기란 정말 어렵다. 사람이 많았지만 새로운 먹거리를 보며 즐거웠다. (모든 결제는 Ali pay로!!!) 
 
* 자세한 미식탐방은 할말이 많아서 따로 소개하겠다. 
 
 

골목길과 강변길에서 마주친 말라카